저의 낚시 인생 중에서 가장 남쪽으로 출조를 했습니다.
낚시 아니라도 경남 함안까지 내려올 일도 없었거니와, 최남단이 창녕권이었으니까요..
낯선 곳으로의 출조는 그 설렘이 배가 됩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칠서 IC에서 빠져나와 조금만 더 달리면
낙동강 합류전 광려천이라는 곳입니다.
강 낚시가 다 그렇듯이 제방 경사진 곳을 내려가야 된다는 것만 빼면,
분위기는 괜찮아 보입니다.
뒤쪽 배수펌프장에도 상당한 수량이 있던데...
아마 붕어는 없겠죠?
군위나 의성쪽 수로였다면 주말 오후에 자리가 없었을 테지만,
한결 여유로운 공간에서 고즈늑한 낚시 가능하겠습니다.
아직은 봄의 끝자락이라 바람이 강하진 않아도 좀 붑니다.
영수 형님 열정적으로 저녁 준비하시는 모습....
주말만 되면 정말이지 배가 터지도록 먹습니다 ㅎ
코로나 거리두기 해제되더라도
조촐하게 즐길 수 있는 이 시간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어리연이 올라왔을 거라 예상하고 출조했는데,
없다며 아쉬워하시지만, 그래도 물속에선 생기가 느껴집니다.
좌대를 늘상 고집하던 형님도 자립 다리 장만해서 잘 쓰십니다 ㅎ
형님이 맡아 둔 자리 마다하고 조금은 캐스팅이 수월한 곳에 자리했습니다.
3.2칸은 수심이 80cm, 5.2칸은 2m권...
파라솔 텐트 52" 개시했는데 너무 커서 감당이 안됩니다.
대신 실내공간은 엄청납니다.
그렇다고 사용빈도 낮은 낚시 텐트를 사자니....
해가 넘어가니 바람도 자고...
8개의 찌불이 금방이라도 올라올 듯 한 느낌이 듭니다.
오후에 도착해서 지금껏 아무런 반응도 없더니
찌불이 선명해 질 때쯤 뭔가의 반응이 조금씩 보이니 심장이 뜁니다!!
막간의 정적을 이용해 옆자리 영수 형님 찌불을 바라보니
마침 입질이 오고 연이어 챔질....
버거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안되겠다싶어 갔더니, 한참의 실랑이 끝에
가물치 한마리가 나옵니다ㅎ 60cm 넘어갔지요?
어찌나 힘을 쓰던지....역시나 교통사고였지만 진땀 뺐지요~
언듯 잠들었다가 새벽 3시 30분경 깨어 텐트 제쳐 보니 마침
좌측 4.0칸대 찌불이 막 올라 옵니다.
카본 4호에 합사 3호의 무지막지한 제 채비를 터트릴 기세로 챔질 ㅎ
와~ 정말 대 부러질 정도로 버티는데....
옆 3.6칸대 감더니 허무하게 터져 버립니다 ㅠㅠㅠ
분명 움직임이 4짜였는데.... 인생 고기 얼굴도 못 봤네요!!
자꾸 생각하면 안 됩니다.
자연이 하는 일... 어찌 사람이 이길 수 있겠습니까ㅠ
그 묵직함을 기억하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요
비록 붕어는 없었지만
치열했던 밤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에 아침장을 열심히 보고 있는데...
강 낚시답게 온갖 잡것이 다 달려듭니다.
무엇이 달려들지 모를 기대감을 갖게 해 준 남쪽 광려천 조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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