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조금씩 옷을 갈아입던 앞산이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벌거숭이가 다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네 조행도 어느 듯 막바지로 향하고 있음을 알기에, 조바심은 더해 갑니다.
이왕 출조를 하는 것이기에 월척은 얼굴을 봤으니
간절하게 사짜를 욕심내 봅니다.
제가 낚시를 제대로 배우고 다니기 시작할 즈음에,
직장 동료와 와 봤던 곳...아마 그때가 2007년도 쯤인가 될겁니다.
합천군 청덕면에 위치한 송기저수지...
붕어잡은 기억은 없고, 깊지 않은 그러나 인적드문 골짜기 저수지란 느낌만 있네요.
한번은 상류에서 또 한번은 우안 산 골짜기쪽에 앉았던 기억이...
오늘은 좌안 중상류쪽입니다.
그때부터였는지 아니면 세월이 많이 흘러서인지,
대물이 들어있는 토종터라는 소문입니다.
대물도 있겠지만, 잔챙이도 많다는 뜻도 되겠지요~
영수형님은 이곳 송기지를 어찌 아셨는지,
덕분에 추억의 장소에서 다시한번 도전 할 기회를 가져 봅니다.
제 자리를 거쳐서 진입해야 하는 곳.
진입하기도 수월하지 않은데, 좌대까지 설치를 마친 상탭니다.
덕분에 제자린 편한 곳 되겠습니다.
그래도 차에서 거리가 상당하기에 좌대까지 설치하긴 좀 버겁네요.
이제막 말풀이 삭아내리기 시작한지라 바짝 붙이면 찌 내리기가 힘듭니다.
8단 받침틀에 7대만...
크루션 알파 10단 받침틀 장바구니에 담아놓고 망설이고 있는데...
혹 바꾸게 되더라도 8단으로 해야겠습니다.
몸이 8단이상을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ㅎ
좌대 없어도 이런 절벽같은 길 오르내리며 50여m를 4번 왕복해야 된다니...
맑은 공기와 푸릇한 향기로 보상 받을랍니다.
골짜기의 하루는 더 짧게 느껴집니다.
아 그러고보니 오늘이 입동이라네요. 햇살이 아직 따가운데...
올해 추위는 좀 더디 올 모양입니다. 내일 최저기온이 5 도 .
보일러와 난로 1개로만 버틸만 할겁니다. 짐을 줄여야 합니다.ㅎ
든든하게 저녁 먹어줍니다.
해지면 으스스해지는 날씨지만 뜨거운 국밥 한그릇에 원기충전 잘했습니다.
상류쪽에 주차공간이 3대정도...지만 본부석 만들고 하니 공간이 없습니다.
제방쪽에 두명이 있던데...4명이서 밤낚하겠군요.
입질이 없는가운데 한참을 낚시했지싶은데, 시간은 8시가 안됐네요.
밤낚시할 시간은 점점 더 길어 지고...
상류에 멧돼지 내려 온다더니, 산중 마지막집에서 개 짖는 소리가 골짜기를 울립니다.
정확한 시간도 모를 그 즈음에 좌측 3.4칸 옥수수 미끼 찌가 잠기더니 슬슬~~
형님자리서 뺨치급 나오는 걸 봤기에 슬쩍 챘는데, 순식간에 낚싯대 하나를 넘어가는 힘!
ㅎ 언제나 방심은 금물인가 봅니다. 29cm치곤 체형이 좀...
분위기는 영천 골안지처럼 한번 덜커덩 할 것 같은데 완벽한 말뚝입니다.
10시경 간만에 야참 시간 가져봅니다.
달 때문인지, 푸근한 기온 탓인지 아니면 배수 영향인지..죄다 악재구만~
혼술에 국화주까지 이놈의 코로나땜에
제대로 못 먹는 술이지만 이런 날 만큼은 ....
형님도 은근 사짜 기대중이시던데...
올해 다 가기전에 소원 푸시길 바랍니다^^
이래서 어디 월척이라도 잡겠습니까!
자정 되니 그냥 눈꺼플이 자동으로 잠깁니다.
가스 교체한다고 잠깐 눈뜨니 좌측찌는 더 좌측으로 가 있고...그냥 잡니다.ㅎ
전날 상류에서 낚시했던 분 월척 두수 했다던데...
멧돼지 만나더라도 상류로 갔었어야 했나 싶기도하고 ㅋ
참으로 오랜만에 오지느낌의 저수지에서 제가 원하는 힐링낚시 잘 했습니다.
형님 사짜는 다음 기회로 미뤄야 겠습니다~
간만에 조촐하게 땅꽂이로...
아시죠? 제대로 손맛도 못본 후에는 철수시 이것도 상당한 부담이란걸요
8시 다 되어갈때 철수를 결정합니다~
이놈들이 밤새 짖어 대는 바람에 멧돼지가 안내려 왔나 봅니다.
상으로 간식도 좀 줬습니다. 순진한 시골개 맞습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모습이 거의 없는 곳..
언제나 한결같이 남아 있길 바래봅니다.
지나는 길에 이방면 수구레국밥 먹을려했는데,
9시30분부터 영업한다해서 현풍휴게소서 아침 먹습니다.
밋밋한 낚시를 탈피코자 아침내기 했는데, 어젯밤 그놈이 최대어~
형님~ 담 주는 제가 살 수 있게 해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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