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아니 근 3년만에 아들이랑 1박 2일의 번출 다녀왔습니다.
초등 2학년때 가고 5학년때 가는 것이니, 그동안 단둘만의 야생 버라이어티가 소홀했던가 봅니다.
온식구와 함께가는 것과는 또다른 묘미가 있는데,
그동안 못했던 아들과의 대화에도 아주 그만입니다.
장소는 성주군 초전면에 있는 여건좋은 곳인 신풍지로 어렵사리 정했네요.
전날인 금요일저녁 명조회 번출모임(번출이 많구나..)에 참석.
한동안 맛보지 못했던 닭도리탕..
막걸리대신 소주를 먹을 수 있었던 번출입니다.ㅋ
전회장님, 종우형님(현회장), 문업이, 정배형님, 조촐하게 다섯명이서...
무태도 만만하게 볼 유료터가 아닌가봅니다.
자정넘어 입질이 괜찮았는데, 그놈의 잠 때문에 두번 손맛보는 걸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날이 밝아오기 무섭게 내리쬐는 봄 햇살이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더운 날...
일부러 최대한 시간을 늦춰 오후 5시가 넘어서 도착하니, 정모있는 팀이 자그만 신풍지 다 차지하고...
정자 근처에 자리잡을려는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하고..
제방건너 참외 하우스 하시는 어르신 허락얻어 잔디밭같은 자투리 밭에 멋지게 자리 잡았습니다.
손맛이라도 볼려면 옥내림이 유리하겠지만
밀생한 말풀땜에 불가능하여 쬐끔 가볍게 맞춘 대출채비로 8대 준비하고...
부랴부랴 돗자리 밑에깔고 아들위한 집짓고,,,
단둘의 외박은 무척 오랜만인지라 신났습니다.
아무래도 밤엔 추운지라 이불과 옷가지 넉넉하게 준비해왔더니 짐이 평소보다 두배는 더 됩니다.
덩달아 체력의 한계도 느끼고..
초전면 농협하나로 마트서 간단히 먹을거리 사서 들어왔었죠.
달라진게 있다면 전에는 제가 먹고 싶은걸 살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녀석이 먹고싶다는 것만 고르는 바람에..
낙지비빔밥과 짜장과 떡볶이...대충 이정돕니다.
낮엔 반팔 입어도 될 정도의 날씨지만...
집에선 밤 11시가 다되어야 자던 녀석이 9시가 안됐는데 조용해서 가보니
꿈나라로 갔더군요.
역시나 자정으로 갈수록 기온이 떨어져 매트 바닥에깔고, 이불 추가해주고...
그 푸근함이 좋아서 녀석의 체온을 느끼며 새벽까지 잘 잤습니다.
대신 아침에 붕어 못잡은 이유로 아들에게 위로의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옆에 아저씨는 3마리, 그옆에 아저씨는 몇마리...
아빠는 왜 못잡았냐는데...고맙게도 조우회 분 중에 한분이 자기도 못잡았다며, 운이 안따라준거라해서
겨우 체면은 세웠습니다.
내일모래면 5월인데, 아직도 난로는 준비해야 할듯..
새벽에 이놈없으면 낚시하다가 발발 떱니다.ㅎㅎ
역시나 분위기는 좋았는데...
붕어 기분은 별로였나 봅니다.
준비해간 옥수수가 이만큼이나 남았네요.
아들이 캔 개봉한뒤 한 숟갈정도 먹었는데도 말입니다.
꼼짝도 안하는 찌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집나오면 고생이긴 한데, 이렇게 1박2일 해줘서 감사하답니다.
TV영향도 무시 못하겠네요.
담번엔 실내취침하자는데... 야외취침이 더 재밌다고 했답니다.
비록 몸이 많이 피곤한 건 사실이지만, 이렇게 나오는 걸 좋아하니
더 자주 나오도록 해야겠습니다.
아침햇살에 젖은 텐트랑 장비들 다 말리고...
그동안 마실 나가봅니다.
돈주고 사먹는 돌나물이 이곳에선 잡초취급 당하고...
동네어르신에게 인사하더니 참외 2개 얻어옵니다.
애들 구경하기가 힘들다 하십니다.
어찌보면 서글픈 우리네 농촌현실 인듯 보입니다.
경운기도 보고...
시래기 걸려있는 풍경이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는 이유는 뭘까요?
채비 회수중에 우연히 본건데...
참붕어 산란한 것 같기도 하고...
첨엔 예신이 오는 줄 알고 긴장했었는데 자꾸 그래서 뭘까 궁금했는대,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초전에 왔으니, 초등학교 한번 안 들어가볼 수 없어
한바퀴 둘러봤습니다.
도시의 여느 초등학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분위깁니다.
성주국도에선 참외마라톤 대회가 진행되는 모양입니다.
교통통제가 되는 걸 보니..
역시나 고향은 언제와도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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