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부님과 예전엔 자주 출조를 했더랬습니다.
그때는 젊음이 있었기에, 제가 보기에도 정말 무엇이든간에
열정적으로 임하시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지요.
머리가 커 갈수록, 내위주로 생활하다보니 자연 함께출조하는 시간이
차츰 줄어들었지요.
어린시절 숙부님의 고향이고, 저의 고향이기도한 마을 저수지에서
명절때만 되면 항상 온 식구들이 나가 낚시를 즐기던 그런때가 있었습니다.
지금이야 명절 당일날 잠깐 다녀오는 정도지만,
그시절엔 전날에 가서 오래 있을땐 명절 연휴 끝날때 까지 함께 할 정도였습니다.
기억하시는분들 계시죠?
뒤뜰 대나무를 잘라 조립낚시로 얼기설기 만든 추억의 낚싯대...
이젠 정말 보기힘들어져 버렸습니다.
예전엔 칸델라라는 것을 사용해서 밤낚시 했다는데, 물론 저도 접해보지 못했답니다.
요즘은 캐미컬라이트나, 전자케미가 있으니 편하게 낚시 합니다.
제가 20대때 숙부님 사시는 동네 인근 저수지 자주 다녔었는데
언젠가부턴 숙부님은 꼭 금봉지에만 다니십니다.
그러고 보니 이 금봉지의 모습도 20여년 동안 참 많이도 변한 듯 싶습니다.
제가 처음본 금봉지의 모습은 상류에 수초가 넓게 퍼져있어
첫 느낌이 참 아름답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날은 상류서 낚시하시는 숙부님을 찾아 밀림을 뒤지듯, 수초사이를 헤집고
다니던 기억이 납니다.
2009년 봄.
가장 최근에 숙부님이랑 함게한 낚시이후
4년남짓 만에 다시 가진 동행입니다.
그때와 다른건 사촌형님과 조카, 그리고 아들이 함께했고
숙부님의 사위가 함께했다는 겁니다.
역시나 시계는 멈추어 있는 듯 계속 움직였나봅니다.
달성군청이 들어서고나니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혜택이라고 할 수도 있고, 추억이 사라져 버렸다고도 할수 있겠네요.
차량 한대 지나갈 길이 2차선이 되어버렸고,
없던 6차선 도로가 생겨버렸으니 말입니다.
아, 공원도 하나 생겼습니다.
바로 낚시하는 이곳 금봉지...
숙부님께서 낚시오라 하실때,
공원에서 낚시해도 될까 싶었는데...
이날 안그래도 장맛비로 만수가 되어있는곳에
그나마 앉을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
남녀노소...다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자리 잡고...
간만에 밤을 꼬박 지샜습니다.
역시 여름 밤은 짧더군요.
2009년 봄 낚시할때의 금봉지 상류모습입니다.
이때가 막 공원 조성하던 때인데...
정말 그때의 모습이 새삼스럽게 다가옵니다.
며칠째 쏟아지던 지리한 장맛비가
하루 시간을 내어주어 편안한 하룻밤 보냈습니다.
이제 조그만 저수지에 더이상 빗물을 받을 여력이 없어 보이는데..
날이 새니 다시 쏟아지는 비...
이런게 추억줍기 낚시가 아닐까싶습니다.
가끔씩은 이런 여유 부려보고 싶을때가 있죠~
하지만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답니다.ㅋㅋ
옥내림채비 한대....
주변에 대물낚시 10대보다 더 우수한 조과를 냈으니까요...
고만고만한 붕어 얼굴을 원없이 봤네요.
수심이 3m가까이 나오니 손맛은 죽입니다.
아~~
이놈들 보고 있자니...4년전 잡았다 놓아준 그 월척이 생각납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월척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때의 금봉지월척입니다.
아마 금봉지 어느구석에서 기약없는 만남을 약속하고 있지는 않을지...
짧은 여름밤.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인생이란게 추억들이 하나 하나 쌓여진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부디 좋은 인연들과 아름다운 추억들만 가질 수 있길 바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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