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어서 커서 어른이 되고파 했던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만큼 시간이 더디가고, 1년이 길었던 적이 제 기억에
아직 남아 있는 듯 합니다.
아마도 그땐 세월이라는 것과, 인생이란 것에 대한
생각이 전혀 없었던게지요.
불현듯 나이먹은 걸 까맣게 잊고 있다가
나이 빨리 먹었으면 바랬던 그 시절로
다시 시간을 되돌릴 욕심으로 가득찬 자신을 봅니다.
80년대초까지 시골엔 집집마다 소 한두마리이상 키우고 있었고
그래서 가마솥이 참 많이 사용되었었는데,
요즘은 보물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맘때 콩걷이가 끝나면 메주 만들기 위해 가마솥 가득
콩을 삶아 직접 메주를 만들었었죠.
그 향이 지금도 코끝에 남아있는 듯 합니다.
고향의 향기....
세월이 갈수록 사람의 손길이 필요한 곳인데도
오히려 조금의 발길마저도 끊어질 지경입니다.
사람손때로 반질반질 거리던 옛 제실도
흘러가버린 시간만큼의 주름을 이기지 못하고
나무기둥 기둥마다 깊게패인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더러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느끼기도전에 주위엔
조금씩 조금씩 우리와 멀어져 가는 것 투성입니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어느새 사라질 것 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있음을 알기에
새롭게 바라보고자 하는 욕망이 생깁니다.
가는 세월을 붙잡아 보려는 덧없는 행동일지라도 말입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
그래서 더 아름답다하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