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를 장르별로 보자면 크게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로 나눌 수 있을 것이고, 또 민물 낚시를 더 세분화 하자면,
대물 낚시, 내림낚시, 떡밥낚시, 좋아하진 않지만 릴낚시 견지낚시, 루어낚시 등등....어떤 장르는 민물,바다 공통적으로 할 수 있는
낚시도 있는 듯하고...
써내려 갈수록 참 종류가 많다는 느낌이다.
개인적으로 대물낚시를 좋아하니 장소별로 또 나누지 않을 수가 없다.
소류지, 댐, 수로, 보, 대형지낚시는 한번씩 이상은 해 봤지만 둠벙낚시는 좀 생소하다.
우리 나라 기후 특성상 홍수가 나는 해도 있고, 가뭄이 심하게 드는 해도 있는데...소류지나 특히 둠벙 정도라면 몇해 걸러 한번씩
완전히 바닥을 드러 내는게 현실인지라....
그렇다고 둠벙낚시가 전혀 안되는 건 아닐터...
가끔씩 믿기지 않을 정도의 풍성한 조과가 나오는 그런 둠벙도 더러 있지 아니한가 말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라서 위성지도나 네비가 워낙에 잘 발달되어 있고 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이른바 낚시에서
나만의 장소라고 꼭꼭 숨길 여건 조차도 되지 않는 듯 싶다.
둠벙은 우리 조상님들의 유비무환의 지혜가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공간이라 생각된다.
예전엔 골짜기 깊숙히 까지 조그만 공간이라도 개간하여 그 힘겨운 보릿고개를 또 경험하지 않으려 했듯, 삶을 위해
둠벙이 존재 했을지도 모르겠다.
모내기철 또는 농사기간 내내 산 골짜기에서 우선 필요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을 임의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한결같이 작다....
조그만 가뭄이라도 있는 해라면 어김없이 바닥을 드러냈고, 그래서 그해엔 천렵이라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둠벙은 추억의 장소 이기도 하다.
아주 어릴적 사촌형님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더운 여름 둠벙옆 수양버들 가지에 걸터앉아 새참 도시락을 먹다가
그만 도시락통을 둠벙에 빠트리기도 했는데, 지금 그 둠벙은 늪지화를 거쳐 이젠 맨땅이 되다시피 됐다.
수양버들만이 남아 그 추억을 가늠해 볼 수 있는게 전부가 되버렸다.
모든 사람은 귀소본능이 있다고 한다.
우리 낚시인의 이런 행동을 귀소본능이라는 단어에 갖다 붙이긴 어패가 있을지는 몰라도, 요즘은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다.
낚시인구도 꽤나 늘어난 듯 하고, 주말꾼들은 조금이라도 늦게 준비했다간 자리조차도 없는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혼자서 골짜기 깊숙히 들어가야 있는 조그만 둠벙에 앉아 밤을 지샐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도 몇 되지 않을꺼라 본다.
필요한 사람들이 둠벙을 만들었 듯, 목마른 사람이 둠벙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전에 반드시 확인하고 가야 되는게 있는데, 물론 바닥을 언제 드러냈느냐하는 거다.
그걸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작년에 바닥 마른 둠벙에 대를 피고 싶은 낚시인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둠벙낚시를 기피하는 게 아닐까!
요즘은 농부들도 벼 농사에 목메어 농사를 짓지 않는다.
벼농사 만으론 희망이 없기 때문인데, 세월의 흐름이 그러한 걸 탓해 어찌하겠는가!
그래서 한때 논이었던 골짜기 끝자락은 다시 예전의 산으로 변해가고...
과연 이게 불과 10년 20년전에는 논이었을까하는..... 내눈으로 보아 왔으면서도 믿을 수 없는 실정이 되버렸다.
잊혀져 버린 둠벙이 되어 버린 것이다.
반딧불이를 보기 위해선 전라도 무주를 꼭 가야지만 볼 수있었던 나로서도
차로 20분이면 도심에 닿는 이런 골짜기에 반딧불이가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무공해....
우리곁 가까이 있지만 누구하나 알아주지 않는 그런 대상이 된 우리네 둠벙...
미지의 대상이 된다.
그곳에 가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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