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있어 항상 더디 오는 듯한 무언가를 느낄 때가 많습니다.
연인과의 약속시간이 그럴것이고, 생소한 곳으로의 여행을 잡아놓고 그 기다림이랑..
마냥 일정을 잡아 떠날 수 없는 저도...번출의 시간은 더디 옵니다.ㅋ
그 번출날의 더딤보다 더 한게 있습니다.
정말 느려터져서 기다리다 지칠지경입니다.
겨울이란놈이 놓아주질 않는지, 이 봄또한 참 더디 옵니다.
기다리다 지치고...왔는가 싶다가도 시샘하듯 뒤로 물러서길 몇번씩이나 하는지...
몇해전 왕버들 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
어디서 그렇게 많이 날아왔는지..꿀벌들의 날개 짓 소리때문에 귀가 멍할 지경이었지만,
정말 곁에 와 있는 봄의 향취에 흠뻑 취했었지요.
늘 그런 봄을 꿈꿔왔는데....
며칠전에 멀찍이 뒤로 멀러나 버리는겁니다. 야속하게도..
더디오는 번출을 손가락 하나 하나 꼽아가면서 기다렸는데....ㅎ
다행스럽게 조금은 어색하게 다가온 봄이 좋습니다.
뽀얀속살을 드러내 듯, 차가운 대지에도 따스한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포근함을 맘껏 느낄 준비가 덜 된 내게 덜컥 와 버렸네요.
저만 그런 봄을 기다린게 아니었나봅니다.
마치 꿀벌이라도 된냥 꽃을 찾아 본능적으로 나아가는 모습입니다.
그게 물가일 줄이야...ㅋㅋ
영수형님보다 두어시간 빨리 목적지인 청통면 갓방지에 도착합니다.
분명 노지로 알았는데...분위기는 완전 유료낚시터보다 더한 분위기...
하마터면 전도 펼치지 못할뻔 했습니다.
보조가방의 위력이 대단합니다.
다녀가신 분에겐 미안하지만, 이렇게해서 형님자리 겨우겨우 확보하고...
부랴부랴 대편성합니다.
봄바람을 비유하는 표현이 더러있던데..
왜 하나같이 험담쪽 분위기인지 몰랐지만, 직접 경험해보면 아마 다들 아실겁니다.ㅋㅋ
정말 대단하단 말밖엔..
블루길이 있어서 동물성 미끼엔 즉각반응..
처음 사용해본 미끼 겉보리...그리고 옥수수..
낚시TV에서 보면 심심찮게 월척급 잘도 잡더만...
분위기는 똑같은데, 왜 말뚝일까요?
그것도 철저한 말뚝.
이 많은 사람중에 붕어 손맛 본 사람.. 한명 봤습니다.ㅜㅜ
안되는 날은 더 열심인거 다들 아시죠~
새벽 3시까지 뚫어져라 싸워봤지만, 졌습니다.
대물터에서 인생을 배웁니다.
큰놈 한마리일수도, 처참한 꽝일수도...
거기에 목메면 인생또한 고달퍼지나 봅니다.
그래서 자기위안도 필요한거고, 덩달아 만족할줄도 배워야 하나봅니다.
좋은인연과 소중한 시간이 뒷전이 되고,
대물붕어만 본다면, 그 지루한 전투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형님..이번 전투는 좀 힘들었지요?ㅋㅋ
다음을 위해, 조금은 시샘하는 봄에게도 모두 양보해줍시다....
또 손꼽아 기다릴 무언가 있음이 즐겁지 아니합니까~
좋은인연...소중한 시간이 앞에 있을테니 좋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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