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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새로운 터를 찾아서(이장)

by 전자케미 2012. 5. 13.

 매년 추석이 되기 일주일전 일요일이면,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 모여 두팀으로 나눠 예초기 3대씩 가지고

두곳인 선산으로 벌초를 하였지요.

저도 아버지 살아계실 땐 참석을 전혀 안하고 있다가,

돌아가신 후엔 자동으로? 참석했답니다.

 

 

 

 

 

그러니까 거의 2000년도부터 다녔으니 12회정도 벌초를 했겠군요.

어르신들에 비하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지만,

제가 벌초할 초기에만 해도 친지분들이 꽤나 있었는데..

그래서 수월하게 벌초도 할 수가 있었더랬죠.

 

 

 

 

 

40대인 저희대의 형님들과 의기투합?한게 아마도 7, 8년정도 됐을겁니다.

처음엔 납골당을 추진할려고 했었으나, 어르신들의 반대로 무산되고,

또 수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타지에 나가 있던 친지분들은 하나둘씩 참석치 않고..

산은 더더욱 우거저만 가고..

그렇게 참석인원이 차츰 줄어드니 이래선 안되겠다 싶었습니다.

 

 

 

 

 

가만이 생각해보면 당장 제 아이들때부터 벌초란걸 할 수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생기더군요.

벌초하는 묘가 두곳에 나눠져 있다보니 솔직히 저도 묘가 몇개나 되는지

전체수는 알수가 없습니다.

아버지 묘가 있는 선산으로만 다니게 되니...

 

 

 

 

반대만 하시던 어르신들도 쇠약해져 가시고,

형님들과 다시 강력하게 현실을 설명하며 설득한 끝에 승낙을 얻어서

금년 윤달(윤3.21)에서야 이장을 진행하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그저 당장 우리가 편하자고 하는게 아니기에

오히려 후손들에게 근본을 일깨워주기엔 더 없이 필요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파묘란 건 처음 격어 본 일이지만,

오히려 경건함 마저 들었고, 조상님들의 흔적을 직접 목격하고

한 곳에 잘 모실 수 있다는 게 좋았습니다.

 

 

 

 

 

윤 3월 21일부터 22일까지 예정된 기간중에 첫날은

아버지 묘가 있는 선산을 먼저 시작했습니다.

백부님 말씀대로라면 60여년 전만해도 민둥산이라 나무를 할려면 몇km는 걸어가 나무를 해왔다지만,

지금은 완전히 변해있는지라 그때의 모습이 상상이 가질 않습니다.

많은 묘의 숫자도 그러거니와, 이장이란 것을 직접 인력으로 하기엔

요즘엔 무리란 생각이 확 들었습니다.

 

 

 

 

오전 8시부터 시작해서 오후 5시 남짓이 되어서야 한쪽 선산에 있는 묘의 수습이 끝났습니다.

 

 

 

 

포크레인이 바로옆을 지나는 바람에 놀란 꿩이 날아올라 확인해보니 이렇습니다.

깨진 알을 하나보니 완전 부화직전이라 안타깝더군요.

한번 날아간 꿩은 오지 않는다면서 마침 시골 닭을 통해

품어 부화시켜 주기로 했답니다.

 

 

 

 

인간의 힘도 대단하지만, 굴삭기의 힘은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직접 목격해보니 말입니다.

 

 

 

 

이제 이장을 하고나면 이쪽 산으론 올 일이 아마도 없을겁니다.

30년 넘은 백일홍나무도 조경업자에게 넘기고..

겨울이 오기전에 옮길 몇몇 나무나 화초때문에 한번은 와야 될 듯 싶습니다.

 

 

 

 

 

 

 

 

 

제 기준으로 보면 6대조부터 증조부까진 장손만 모셨고..

할아버지 4형제분때 부터 조성한 묘단입니다.

앞으로는 아마 먼 집안도 이렇게 조성될 듯 합니다.

 

 

 

 

조상님들의 고향마을을 품고 멀리 가야산까지 보이니

역시나 명당 같지 않습니까!

조상을 섬기는 후손의 마음이 명당을 만드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유심히 보니 틀린글자 朝가 잘못 된 것 같습니다.

당일날 바로 수정조치하고...

이렇게 모시니 조상님들께서 흐뭇해 하실거라 믿으며,

곧 진입로 포장공사도 끝이나면

자손들도 더 자주 찾아와 볼 수있을 거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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